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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는 농민에게’…농지 전수조사로 투기 뿌리 뽑는다

2026-10-02 17:41 | 입력 : 신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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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요자 보호…악의적 투기에만 처분명령·이행강제금
-농업 현장 일반적 위법사항, 정상참작 및 양성화 추진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싸고 농촌 현장에서 각종 부정확한 정보와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하면서 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이번 조사가 농지를 소유한 일반 지주들에게도 광범위한 불이익을 가져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지만, 실제 조사 취지와 대상 등을 놓고 보면 상당 부분이 사실과 다르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농지 전수조사는 농지를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거나 농지 소유·이용 질서를 왜곡하는 투기성 사례 등을 점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정상적으로 농지를 소유하고 이용하는 일반적인 지주까지 일률적으로 불이익을 주기 위한 조사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투기세력의 반발과 일반 지주들의 불안감이 정치권을 통해 확대되면서 현장의 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거대 정당인 국민의힘까지 논란에 가세하면서 실제 제도 내용과 현장에서 퍼지는 주장 사이의 간극이 더욱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문제는 상당수의 불만과 불안이 구체적인 제도 내용이나 확인된 사실보다는 잘못 전달된 정보와 확인되지 않은 소문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이다. '농지를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불이익을 받는다'거나 '도시 거주 지주는 모두 조사 대상이 된다'는 식의 주장이 대표적이다. 농지 전수조사의 핵심은 농지 소유 자체를 문제 삼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농지가 실제 농업 목적에 맞게 이용되고 있는지, 관련 법령과 제도가 정한 기준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데 있다. 따라서 정상적으로 농지를 경작하는 자경지주는 물론, 적법한 절차에 따라 농지를 소유·임대하고 있는 임대지주나 도시 거주 지주라고 해서 일률적으로 불이익을 받는 것으로 볼 수는 없다. 반면 농지를 농업과 무관하게 활용하거나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취해온 사례라면 이번 조사 과정에서 확인·점검 대상이 될 수 있다. 결국 이번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논란은 '모든 농지 소유자가 불이익을 받는가'라는 문제와 '농지 투기 및 편법 소유를 점검하는가'라는 문제를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 제도의 구체적인 대상과 절차를 정확히 확인하지 않은 채 막연한 불안이 확산될 경우, 오히려 정상적으로 농지를 소유하고 있는 농민과 지주들의 혼란만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농촌 현장에서는 정치적 공방이나 확인되지 않은 소문보다 실제 조사 기준과 법적 절차를 정확히 알리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농지 전수조사가 투기성 소유와 정상적인 농지 소유를 구분해 추진된다면, 일반 지주들의 불필요한 불안 역시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농지 전수조사 과정에서 ‘처분명령’을 받은 농지를 처분하지 않을 경우 매년 해당 농지 지가의 25%에 해당하는 이행강제금이 부과된다. 전수조사에 반대하는 측에서 가장 강하게 문제를 제기하는 대목도 이 부분이다. 그러나 처분명령은 농지 소유자라면 누구에게나 쉽게 내려지는 조치는 아니다. 평상시에도 엄격한 요건을 충족해야 하며, 이번 농지 전수조사에서도 명백한 위법성이 확인된 경우를 중심으로 적용된다는 것이 정부 측 설명이다. 

 정부가 제시한 주요 대상은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농지 △경매 등을 통해 지분만 취득한 농지 △농업법인 명의로 보유한 농지 등이다. 이 가운데서도 불법 임대나 장기간 방치 등 농지법 위반 사실이 확인되는 경우가 처분명령 대상으로 좁혀질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단순히 농지를 소유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처분명령이 내려지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2021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농지 투기 사례처럼 투기 목적의 농지 취득이나 명백한 법 위반이 확인된 경우가 주요 대상이라는 것이다. 처분명령을 받았다고 해서 곧바로 이행강제금이 부과되는 것도 아니다. 이행강제금은 처분명령을 받고도 정해진 기간 내 농지를 처분하지 않을 경우 부과되는 제재다. 처분명령에 따라 농지를 매도하면 이행강제금 부과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다. 농지 매각 방법도 일반적인 민간 거래가 가능하다. 시장에서 매수자를 찾지 못할 경우에는 농지은행에 매수를 신청할 수도 있다. 처분명령을 받은 농지에 대해서는 농지은행이 시세를 반영한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매수하는 제도가 마련돼 있어, 소유자가 처분명령 이후 매각 절차를 밟을 수 있는 길도 열려 있다. 다만 농지법 위반 행위에 대해 형사처벌 대상이 되는 경우에는 이행강제금과 별개로 형사책임을 질 수 있다. 농지를 농업과 무관한 시설에 사용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공공·상업용 시설 등 농업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시설을 불법으로 설치해 농지를 훼손했다면 농지보전부담금이 부과되거나 중과될 수 있다. 훼손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원상회복명령까지 내려질 수 있다. 따라서 농지 전수조사에 따른 처분명령과 이행강제금 문제를 단순히 ‘농지 소유자에게 일률적으로 지가의 25%를 물리는 제도’로 이해하기보다는, 농지법 위반 여부와 처분명령의 요건, 이후 매각 절차 등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농업용 창고 등 농업시설, 농지보전부담금 부과 대상서 제외
 농업용 창고 등 농업과 직접 관련된 시설을 설치한 경우 농지보전부담금이 부과되지 않는다는 점이 강조되고 있다. 필요한 경우 농지전용신고 등 사후 행정절차를 진행하면 되며, 화장실 10㎡ 이내와 주차장 25㎡ 이내 시설은 농지전용 절차 없이 설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농촌 곳곳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음성적인 농지 임대차에 대해서는 양성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휴경농지 역시 자경이나 적법한 임대 등을 통해 실제 농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정비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이 같은 정비가 이뤄질 경우 농업경영체 등록과 공익직불금 제도가 본래 취지에 맞게 운영될 수 있는 사례도 상당수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기회에 농지 임대차 등을 양성화하고 자진 정비에 나설 경우 별도의 처벌 없이 정비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다. 

 ▣상속농지·고령농 휴경농지, 농지은행 활용 가능 
상속농지나 고령농이 보유한 휴경농지에 대한 지주들의 우려도 적지 않지만, 관련 제도를 활용하면 정비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상속으로 취득한 농지는 1ha까지 직접 경작하지 않더라도 임대가 가능하며, 1ha를 초과하는 농지는 직접 경작하지 않을 경우 농지은행을 통한 위탁임대 방식으로 정비할 수 있다. 고령농의 경우에는 일정 기간 자경한 농지의 임대가 가능한 제도가 마련돼 있다. 이와 함께 농지 소유 기간이 3년을 경과한 경우 농지은행에 위탁임대를 맡길 수 있는 제도도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농지은행의 위탁임대는 기존 임차인을 계속 임차인으로 유지하거나 소유자가 원하는 임차인을 지정하는 방식도 가능해, 농지 소유자의 상황에 따라 활용할 수 있다. 

 ▣3년 미만 소유 농지도 정비기간 부여 
소유 기간이 3년 미만인 농지에 대해서도 충분한 정비기간을 부여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농지의 입지나 경작 여건 등이 좋지 않아 임대가 사실상 어렵고, 소유자 역시 직접 경작할 여력이 없는 농지에 대해서는 농지은행에 관리권을 위탁하거나 지목을 변경하는 등의 방안을 연내 마련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장기간 방치된 휴경농지와 적법하지 않은 임대차 등으로 관리에 어려움을 겪어온 농지 소유자들이 제도권 안에서 농지를 정비할 수 있는 길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농지 전수조사 둘러싼 논란…‘농지를 농민에게’라는 원칙은 변함없어 
농지 전수조사를 통한 제재가 실제 투기세력에 집중되고 있는 만큼, 농지 거래질서가 정상화될 경우 도시 근교 농지를 중심으로 일부 지가 하락이 나타날 가능성도 제기된다.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또 하나의 주요 쟁점이다. 그러나 최근 농지가격의 조정은 농지 전수조사만의 결과로 보기 어렵다. 2021년 LH 사태 이후 농지법 정비가 본격화하면서 농지 거래질서가 재정비되기 시작했고, 여기에 금리 변화와 증시 호황, 부동산시장 경색 등 복합적인 시장 요인이 더해지면서 농지가격 조정이 가속화됐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특히 농지 전수조사가 시작된 이후 농지가격과 관련한 일부 지표가 오히려 개선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의 지가 변동을 전수조사에만 돌리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전수조사로 인해 일반 지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는 지적과 함께, 이를 이용한 투기세력의 반발이라는 시각도 제기된다. 결국 중요한 것은 농지 전수조사를 둘러싼 불필요한 혼란을 줄이면서 농지의 본래 기능을 회복하는 일이다. 건국 이후 처음으로 농지 관리가 본격적인 정상화 과정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전수조사 자체를 중단하기보다는 조사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보완책을 함께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는다. 대표적인 대안으로는 고령농에 대한 소득보전 정책과 농지 공공매입 확대가 꼽힌다. 농지 처분이나 임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고령농의 소득 감소를 보완하고, 공공이 농지를 적극적으로 확보해 실제 농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임차농 피해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 농지 전수조사에 대한 압박이 임대차 관계에 영향을 미치면서 일부 임차농이 사실상 강제퇴거를 당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신고센터 운영 등을 통해 관련 사례를 점검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큰 문제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특히 친환경 농업에 종사하는 임차농을 중심으로 현장의 문제 제기는 이어지고 있다. 이에 정부와 여당은 일정 기간 실경작자의 임차권을 보장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농지의 소유와 이용을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실제 농사를 짓고 있는 임차농이 오히려 피해를 보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농지 전수조사가 충분한 현장 설명과 준비 없이 급하게 시작되면서 적지 않은 오해와 혼란을 낳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수조사가 지향하는 핵심 원칙, 즉 ‘농지를 농민에게 돌려준다’는 취지는 처음부터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농지가 투기 수단이 아닌 실제 농업인을 위한 생산 기반으로 기능하도록 하는 것이 전수조사의 궁극적인 목적이라면, 필요한 것은 정책 자체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보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을 줄이는 보완책이다. 장기적으로 농사를 짓는 실경작자에게 농지가 더 많이 돌아가도록 하는 것이 농지 관리 정상화의 핵심인 만큼, 농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막연한 불안보다는 제도의 허점을 짚고 현실적인 개선책을 요구하는 일이다. 농지 전수조사가 ‘농지를 농민에게’라는 원칙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세밀한 후속 대책이 뒤따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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